이제 통역사도 all-around player 되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안녕하세요. KU-MU 번역 석사학위 프로그램을 졸업한 10여년이 되어가는 졸업생 박지혜입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기업 하우스 입사를 위해 면접을 보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벌써 번역사로 일하며 경력을 쌓은 10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대학원 소식을 접하며 교수님께 연락 드리고 좋은 기회로 입문 과정에서 강의도 하며 학교와의 연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가 졸업생 후기 작성을 감사하게도 요청하여 주셔서 후기를 남겨 보려 합니다.


모쪼록 글을 통해 현재 프로그램에 재학 중인 학생 분들과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며 입학을 고려 중인 여러분들, 그리고 혹시라도 졸 번역사로 근무하며 업무에 지치고 경력 개발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 중인 필드 번역 들에게 미약하나마 도움이 있기를 바랍니다.


KU-MU 번역 석사학위 프로그램을 졸업하고 제가 처음 입사한 곳은 삼성물산으로 현재 가동 중인 UAE 아부다비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현대-삼성 PJT 전속 번역 사로 근무했습니다. 당시에는 졸업 대기업 하우스로 근무하는 것이 가장 흔한 진로 선택이었는데, 원자력, 건설, 토목 관련 지식이 전무하고 흔히 말하는 공대생 마인드 전혀 없는 저에게는 맨땅에 헤딩하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전임자가 정리해둔 용어집이 있었고 좋게 또래 건설사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주어 공정 진행 상황과 전문 용어에 대한 빠른 이해를 있었습니다.


UAE 아부다비 사막의 건설 현장에 가서 안전모를 착용하고 당시 현대-삼성과 subcontract 관계에 있던 외국계 기업 직원과의 회의, UAE 원자력 국영 기관인 ENEC과의 단가 협상, 공정 진행상황 회의 등에 참석해서 통역을 수행했습니다.


국내 근무 시에는 주로 한창 진행 중이던 공사를 위해 필요한 각종 매뉴얼 번역을 담당했고, 분야는 토목, 건축, 전기, 품질 하나의 공사를 진행할 필요한 분야를 아우르는 것이었습니다.


삼성물산과 2년의 파견 계약이 종료되고 이직한 곳은 당시 대한항공 기내 <Morning Calm> 발행하던 디자인하우스라는 잡지사였습니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시 눈여겨보던 기내 지를 만드는 일에 직접 참여할 있어 벅찼고 제가 맡은 업무가 번역이 아닌 카피 에디터라는 다소 생소한 업무라 더욱 열정이 넘쳤습니다. 사실 당시 소방방재청에서 번역 직을 구하는 공고에도 합격하여 선택해서 있었으나, 꿈에 그려왔던 문학적이고 창의적인 분야의 , 번역 업무를 너머 창의성을 발휘할 있는 직무였기에 선택에 망설임은 없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같습니다. 번역라는 직무 이상의 무언가를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하겠다고 생각했던 시점이. 


실제로 하우스로 근무하다 보면 번역 이외의 업무를 요청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팀의 일원으로서 함께 효율적으로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나은 결과 쉬운 예로, 야근 없는 빠른 퇴근 도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우스로 근무하면 아무래도 조직의 일원이기 때문에 조직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대인 관계 유지 등도 빼놓을 없는 중요 요소입니다. 이는 철저히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겠으나, 바람 부는 광야에 홀로 있는 기분이 들곤 하는 프리랜서보다는 그래도 집안 경조사라도 챙김을 받고 들간 끈끈한 협력 관계가 형성되는 하우스를 선호하는 통역사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현재 번째 하우스로 근무하고 있는 저는 후자에 속한다고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다음으로 선택한 인하우스에서는 해외 영업과 마케팅, 견적 업무까지 담당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습니다. 과정에서 다소 번역 업무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번역 업무가 실제로 줄어들기도 했고 새로운 업무 분장을 통해 오히려 업무와 업계 전반을 바라보는 시야는 더욱 넓어졌습니다. 해외 시장에 대한 리서치와 이해, 해외 제품의 국내 로컬라이제이션 국내 시장의 해외 홍보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니 영어 통번역이라는 전문 기술 갖춘 all-around player 거듭날 있었습니다.


현재 저는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산업인 이차전지 산업의 시장 조사 리포트를 발간하는 리서치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난 회사에서 퇴사 , 프리랜서로 회사의 리포트를 번역하는 일을 진행하다가 정규직제의가 들어와 하우스로 근무를 시작했고 입사 조건 논의 시부터 번역 업무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 마케팅과 영업, 해외 시장 고객 발굴에도 참여하여 함께 발전할 있는 방향으로 가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만약 여러분께서 대학원 진학 사회생활 경험이 있으시다면 추후에 번역사로 근무하실 때도 이를 십분 활용할 있기를 바랍니다. 어떤 분야이든 관련 업계 지식과 경험이 있다면 분명 클라이언트에게 어필할 있는 좋은 기회가 것입니다. 현재 번역사로 활동 중인 분들이시라면 현업에서 매우 바쁜 하루를 보내고 계실 것이 분명하지만, 틈틈이 자기 계발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잊지 말고 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경우, 지금까지 해온 산업 번역 외에도 출판 번역에 관심을 두고 있기에 출판 번역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해외 원서 검토 작업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번역사인 나의 모습은 분명 10 전에 제가 꿈꿨던 모습이 맞습니다. 이제, 앞으로 5, 10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며 과연 내가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할지 고민할 때입니다. 번역 업무에만 국한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노력하고 고민하는 여러분의 미래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을 것입니다.


제가 통번역사로서 꿈을 있도록 해주시고 통번역사로서 경력의 걸음을 있도록 든든한 발판이 되어준 KU-MU 석사학위 과정에 언제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