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업준비

  20212월 졸업 이후,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아 취업을 미루고 에퀴코리아 및 렉스코드에서 프리랜서 통번역사 생활을 7개월정도 했습니다. 렉스코드는 연 매출이 약 60억으로 국내 통번역 시장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는 회사입니다. 에퀴코리아는 렉스코드 산하 통역 전문 기업으로 현시점 제일 수요가 많은 통역 시장인 비대면 수출 상담회 통역을 주축으로 동시통역사 및 순차통역사를 파견하는 업체입니다.


  저는 이상애 교수님의 조언대로, 졸업 후 1~2년간은 들어오는 모든 일을 고르지 말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무조건 맡아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란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닥치는 대로 일을 하였습니다. 일이 없을 땐 원우들과 온라인 스터디를 진행하며 시역 및 순차 통역 연습으로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시차 차이로 새벽이나 늦은 밤에 통역 요청이 들어오는 적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PM들과 긴밀한 관계를 쌓기 위해 스케줄이 허락하는 한, 모두 수락하여 일을 하였고 최고의 통역을 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번역에서도 제 산출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 적극적인 태도를 좋게 봐주신 PM분들이 프리랜서였던 제게 감수 계약직을 제안하셨고, 그 이후 6개월의 감수 계약직을 거친 후 정규직 전환 기회를 잡아 대리 직급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2. 면접 및 직무

  제가 지원한 직무는 MTPE(기계번역 포스트 에디팅) 에디터입니다. 렉스코드는 올해 1, MTPE 팀을 발족하여 기계번역을 윤문해서 휴먼 번역사의 95% 품질 급의 산출물을 빠른 시간 안에 납품한다는 하이퍼레이션브랜드를 론칭 하였습니다. 하이퍼레이션이란 ‘HYPER’ Translation‘LATION’ 을 합성한 합성어로, 기계번역을 사용한 번역물에 휴먼 번역 사의 에디팅을 더해 속도와 품질을 모두 잡고 휴먼 번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에게 만족을 주고자 탄생하였습니다.


  실무진 면접 때는 번역 경험 및 직무능력 검사(번역/작문)를 했고 임원 면접에는 미래 통번역 시장에 대한 본인의 견해 및 개인적인 비전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저는 기존 렉스코드 및 에퀴코리아에서 제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를 예를 들며 통역과 번역을 모두 잘 할 수 있다고 어필하였고, AI 통 번역이 급부상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번역 시장이 MTPE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며, 창의성이 없는 휴먼 번역사는 도태될 것이라는 골자의 이야기를 하여 최종 면접에 합격하였습니다.


  정규직 전환 후, 저는 여러 분야의 문서를 하이퍼레이션 작업을 통해 고객에게 최종 납품하고, 신규 번역사 평가, 내부 감수, 통번역사 추천 등 여러가지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KUMU 통 번역 석사과정 의 장점

  분명 국내 대학원도 여러 선택지가 있었겠지만 저는 입학 시기를 제 스스로 조절할 수 있고, 3학기 안에 학위를 딸 수 있다는 사실에 KUMU를 선택하였습니다. 다행히 좋은 원우들을 만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공부를 했고, 멋지고 실력 있는 교수진의 강의에 매시간 얻어 가는 것이 많았습니다.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어를 잘 해야 한다는 조원미 교수님의 조언이 매 순간 머리를 스칩니다.


  교수님들은 모두 필드에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계셨고 알고 계신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 주시려고 노력해 주셨습니다. 이영욱 교수님의 CAT-TOOL 수업은 지금도 너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3학기안에 석사과정을 끝내려고 하니 과제는 너무 많았지만 그 과제 에 쓰였던 문구 하나하나가 통역 현장에서, 또 번역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때는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졸업 이후에도 원우들과 함께  단톡 방을 운영하며 온라인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취업정보 공유 및 단기 통 번역 아르바이트 정보를 교환하거나 직무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추천하며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4. 번역 사 선발을 위한 작은 조언

  제가 회사에서 신규 번역사 평가 업무를 맡고 있어 여러 번역 사의 글을 볼 기회가 많아 번역사를 꿈꾸시는  분들에게 작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i.        번역물 제출 전 맞춤법 검사기 필수: 띄어쓰기, 맞춤법 생각보다 많이 틀리기 때문에 본인의 맞춤법에 자신이 없다면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한 뒤 번역물을 제출하시면 좋습니다.

         ii.        기계번역과의 차별성 두기: 요즘 기계 번역이 매우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번역본 전문을 직역하기보다는 창의성을 발휘하여 원문의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 본인의 실력 어필에 도움이 됩니다. 직역과 의역을 적절히 섞어 쓰면 가독성도 높아지고 기계번역과의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조원미 교수님의 책이나 이희재 번역 사의 책을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iii.       이영욱 교수님의 CAT-TOOL 수업 열심히 듣기 / 본인의 Term Base 구축하기: 이제는 CAT-TOOL을 사용할 수 있는 번역사가 경쟁력이 있는 시대입니다. CAT-TOOL 수업은 KUMU의 커리큘럼의 독보적인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CAT-TOOL 작업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TB를 미리미리 구축해 두시면 번역 시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iv.       양질의 텍스트를 많이 읽고 말하기: 저는 이상애 교수님의 수업시간에 배운 대로 청와대나 백악관, 영국 총리실의 텍스트를 많이 읽고 고급스러운 표현과 단어를 메모하거나 여러 번 읽고 발음하며 나중에 이 단어를 쓸 상황이 올 때 한 번이라도 사용하자는 각오로 외우곤 합니다. 처음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기분이지만 어쩌다 좋은 표현이 본인의 입에서 나오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들고, 더욱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도 들 것입니다.

        v.        계약직이건 단기직이건 따지지 말고 일단 하라: 저는 취업을 위해 취준생으로 남기보다는 프리랜서의 길을 걸으며 취업을 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계약직이라도 실력을 보여주면 정규직 전환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 후에는 어떤 형태든지 통역과 번역을 하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좋은 곳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일단 감을 잃지 않고 여러 주제를 둘러보며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언제 잠잠해질지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교수님들 그리고 우리 KUMU 후배님들,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따듯한 봄날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꿈을 그리는 자는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은 초조하시더라도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고 늘 웃음을 잃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