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UMU 졸업생 송*진입니다.

 

저는 2018년 여름에 졸업해 삼성SDI 전략기획그룹에 통번역사로 입사 했습니다. 저의 취업 준비 과정과 업무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1. 취업준비

저는 호주에서 학기를 마친 뒤 귀국까지 2주가 남아 국문, 영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여러 취업사이트를 둘러보며 지원했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인력업체를 통해 통번역사를 채용하기 때문에 같은 기업, 같은 포지션이어도 여러 파견업체에서 공고를 올립니다. 같은 포지션이라고 한 군데만 지원하지 마시고 다른 업체에도 지원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실제로 동일한 채용 건에 있어서 A 업체에서는 서류 탈락, B 업체에서는 서류 합격 후 면접까지 보러 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에이전시의 경우 제가 지원한 업체로부터 연락을 받기까지 최소 2개월이 걸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2. 면접

삼성SDI 서류 합격 후 번역시험, 통역시험, 인성 면접을 거쳤습니다. 먼저 번역시험은 한영 이메일 번역과 영한 이코노미스트 기사 번역으로 구성되어 30분 내 번역을 완료해 제출해야 했습니다. 회사 사업 분야와 밀접한 주제를 다룬 글이었기에, 미리 공부해간 내용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통역시험은 외국인 직원과 한국인 직원의 대화를 통역하는 시험이었고, 통역 외에도 외국인 직원이 던지는 질문에 영어로 답해야 했기에 전반적인 영어 실력을 점검하는 자리인 듯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성 면접은 자기소개 및 영어와 관련된 백그라운드, 조직에 대한 적응력, 성격 등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3. 업무

통역은 동시, 순차, 위스퍼링 등 모든 방식을 사용하며, 번역하는 자료 또한 계약서, 매뉴얼, 공문, 발표 자료, 보고서, 계획안, 이메일, 동의서, 사내 콘텐츠 등 매우 다양합니다. 통역, 번역 모두 영한과 한영의 비율이 거의 비슷합니다. 제가 속한 전략기획그룹은 전사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므로 제가 다루는 주제도 투자 검토, 경쟁사 조사, 공급망 관리, 부지 계약, 광물 소싱, 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매우 폭넓습니다. 또 어떤 분야의 프로젝트가 시작될지 몰라 항상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해외 내방객과의 회의에도 통역을 지원합니다. 해외에서 방문하는 기관은 정부 부처, 협력업체, 대형 고객사, 당사 해외 법인 등이 있고, 헝가리, 인도, 퀘벡, 독일 등 만만치 않은 영어 억양과 발음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평소 여러 나라의 발음을 들어보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번역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원문입니다. 공부하면서 접했던 글이 아닌 복잡한 전문 용어의 나열, 혹은 논리 구조를 알아볼 수 없는 글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회사생활

삼성SDI 및 대부분의 삼성 계열사는 인력 파견업체를 통해 통번역사를 고용합니다. 최대 2년을 근무할 수 있고, 2년을 채운 계열사에 다시 입사할 수 없습니다. 특정 업무를 위해 고용된 인력이기 때문에 부서원들로부터 통번역 외 업무 수행을 강요받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는 자율출퇴근제, 유연근무제가 적용되어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데, 번역의 경우 스스로 작업 스케줄을 조율할 수 있기 때문에 통번역사에게 유연근무제는 매우 큰 장점입니다.

 

저도 졸업 전 불안한 마음에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 헤매던 기억이 납니다. 막막하고 두려운 예비 졸업생 분들, 경험해보지 않아 궁금하신 동문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실무 현장 곳곳에서 우리 KUMU 동문들 뵙기를 기대합니다. KUMU 화이팅!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