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졸업 후 2018 9월에 한국에 와서 KUMU 과정 전부터 알고 지내던 에이전시를 통해 약 4개월 간 프리랜서 형식으로 통번역 업무를 하였습니다.

주말 근무도 많았고, 외국(중동, 미국, 유럽)과의 시차에 따라 근무 할 때도 있고, 외국인 VIP 한국 방문 시 비행기가 새벽시간에 도착하거나 출발 할 때에도 공항에 영접 및 영송 지원을 나가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또한 프리랜서이기에 불이익을 받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업무 분담은 통번역 및 수행 통역으로 제한 되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좋았습니다.

프리랜서는 보통 소개나 인맥으로 진행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2012년에 우연한 기회로 일하게 된 에이전시에서 아직도 연락이 오기도 하고, 그 소개가 계속 이어지는 방식으로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프리랜서 생활도 좋았지만 가을이 지나니 비수기가 되었고 저도 안정적인 직장에 근무하며 인하우스로 커리어를 쌓고 싶어서 1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였습니다. 사기업, 공기업 분야에 가리지 않고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 봤습니다.

12월은 외대, 이대 등 타 통번역 대학원의 졸업 시즌이기도 하였기에 한 포지션에 20명이상의 통번역사가 지원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가끔 면접 장에서 KUMU 동문을 뵙기도 했고요, 면접장에서 같이 이야기 나누다 보니 12월부터 2월이 많은 기업 들에서 신년 신사업을 대비를 하기 위해 새로운 팀을 꾸리기도 하고 통번역사를 채용하기도 하는 시즌인 것 같았습니다. 일주일에 3번의 면접을 본적도 있었습니다.


취업 시험은 사이트, 번역, 순차 통역, 동시 통역 등 다양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동시 통역 시험 봤던 곳에서는 헤드셋이나 마이크 없이, 블루투스 스피커를 이용하여 라디오를 틀어주고 동시 통역 시험을 진행한 곳도 있었습니다. 번역 시험은 관련 신문 기사나 연설문이 많았고 난이도 또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합격한 곳도 있고 탈락한 곳도 있었습니다. 계속 포기 하지 않고 매일 이력서를 업데이트 하고 지원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홍콩계 패션 리테일 회사의 통번역사 포지션을 선택 하였습니다. 저의 학부전공과 관련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서울 근무이며, 합격한 포지션 중 유일한 정규직 포지션 이였기에 이곳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홍콩 및 아시아 국가들과 주로 일을 하기에 시차가 1시간 밖에 없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습니다. 자율 출퇴근이 가능하여 저는 주로 홍콩 시간에 맞춰서 출근하고 퇴근하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외국인 임원 통역 및 문서 번역입니다. 외국계 기업이기에 거의 모든 문서는 영어로 처리 되고 있으며 문서와 PPT 등의 번역 및 감수를 지원합니다. 외국인 임원 통역의 경우, 현재 한국 오피스에 상주 하고 있는 외국인 임원은 없으며 한달에 2-3 회 정도 본사 및 계열사 임원들의 한국 오피스 방문 시 회의 통역을 지원합니다. 이외의 대부분의 회의는 비디오 컨퍼런스로 진행되며 이때는 순차 통역을 하기도 하고, 가끔은 위스퍼링이나, 동시 통역을 합니다. 회사에 동시 통역 장비는 따로 없으며, 사내 메신저에 대화방을 만들어 회의 내용을 듣고 실시간으로 반대 방향의 언어로 타이핑을 하여 회의 참석자들이 각자의 노트북 화면의 사내 메신저 대화방을 보고 회의 내용을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적응이 되니 말로 하는 동시 통역보다 체력소모가 적고 오역이 줄기도 하고 두괄식으로 간결하게 표현 할 수도 있어서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점이라면 제가 통역한 내용이 증거로 남기에 조금 더 신중해야 하는 점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트레이닝 한적은 없는 방식이라서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했고 패션 회사인 만큼 용어들도 생소했기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분야에 통번역사가 되건 거쳐야 하는 과정 인 것 같고 계속 공부 해야 하는 직업이기에 더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습니다.

통번역 이외의 업무로는, 가끔 영어 인터뷰 시 면접관으로 참석 하는 일도 있고, 통번역이 필요 없는 회의에도 참석하여 회사의 비즈니스 업데이트를 공유 하기도 하고, 회사 행사 시 업무 지원을 하기도 합니다.

 

교수님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노력하는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고, 평소에 공부했던 표현 하나 하나들이 면접장과 실무에서 실제로 사용 됨을 느낍니다.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 말씀 전하고 싶고, KUMU 과정의 발전을 기원합니다.